미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도 종종 들리는 표현이 있어요. 바로 “Catch-22”입니다. 모르면 그냥 흘려들을 수 있는 표현이지만, 사실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모순적인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미국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게 통하는 흔한 표현이죠.
어디서 나온 말일까?
원래는 조셉 헬러(Joseph Heller)의 소설 Catch-22에서 시작됐어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소설인데, 군인들이 부조리한 규정 때문에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에 갇히는 이야기가 중심이죠. 그 이후로 “Catch-22 = 빠져나갈 수 없는 딜레마, 앞뒤가 막힌 상황”이라는 뜻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미국 생활 속 Catch-22 예시들
미국에서 살다 보면 정말 ‘아, 이게 바로 Catch-22구나’ 싶은 순간이 많아요.
👔 취업 시장: Entry-level job(초급 직종)인데도 “2년 경력 필요”라고 적혀 있는 경우. → “경력을 쌓으려면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일을 시작하려면 경력이 있어야 한다.” 또는 영주권이 있어야 일을 구할 수 있는데, 일을 구해야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경우.
💳 신용사회: 신용카드를 만들려면 신용점수가 필요하고, 신용점수를 쌓으려면 신용카드가 있어야 함.
🏠 렌트(집 구하기): 집을 빌리려면 렌트 히스토리나 크레딧 기록이 있어야 하고, 렌트해야 기록이 쌓이는 상황.
이런 상황들에서 미국인들은 “It’s a real catch-22”라고 툭 내뱉습니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진퇴양난”이나 “딜레마” 정도가 가장 비슷하겠네요. 다만 “Catch-22”는 좀 더 미국식 삶의 부조리를 담고 있어서, 그 뉘앙스가 확 와 닿습니다.
실제 대화 속에서는?
“I need a car to get a job, but I need a job to afford a car. Total catch-22.”
(차가 있어야 일을 구할 수 있는데, 일을 구해야 차를 살 수 있어. 완전 Catch-22야.)“They want experience for an entry-level job. That’s such a catch-22.”
(초급 직종인데도 경력을 요구하네. 완전 Catch-22지.)
정리하자면
“Catch-22”는 단순히 영어 단어라기보다, 미국 생활 속에서 흔히 마주치는 현실의 모순을 딱 집어주는 표현이에요. 직장, 금융, 의료, 주거… 어디서든 한 번쯤 겪게 되는 그 상황들. 미국인들은 이럴 때 그냥 “It’s a catch-22” 한마디로 정리합니다.
살다 보면 이런 순간이 꼭 찾아오죠. 그럴 땐 ‘아, 이게 바로 Catch-22구나’ 하고 받아들이면 조금은 웃으면서 넘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