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살 때와 팔 때 당신이 원하는 리얼터의 유형은 다릅니다 (2): 집을 팔 때

주택가

지난 글에서는 집을 살 때 내가 원하는 리얼터의 유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어서 오늘은 내가 집을 파는 입장일 때 어떤 유형의 리얼터를 원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집을 팔 때는, 집을 살 때와 다른 리얼터의 역할이 있고 그에 따라 필요한 스킬이 있기에, 집 파는 과정을 단계별로 짚어보며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집을 파는 과정은 크게 (1) 집을 마켓에 내놓기, (2) 오퍼를 받기, (3) 홈 인스펙션 후 협상하기, 그리고 (4) 클로징 하기로 나누어 집니다.

 

집을 팔 때



1. 집을 마켓에 내 놓기

집을 살 때 나의 리얼터는 나를 대신해서 집을 찾아봐주고 협상을 해줬다고 한다면, 집을 파는 상황에서의 리얼터는 판매자인 나 뿐만 아니라 내 집을 대표하고 집의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영향을 끼친다고 하겠습니다. 집을 사는 바이어들은 내 집과 리얼터를 보면서 집에대한 "상상"을 하게 됩니다. 내 리얼터가 친절하고 깔끔한 호감형으로 프로페셔널 하다면, 바이어들의 무의식에 내 집에 대한 이미지도 그렇게 심어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단, 집을 마켓에 내 놓는 시기와 가격을 결정합니다. 이 둘을 결정할 때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목표는, 마켓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지 않고 빠른 시일 내에 좋은 가격에 파는 것입니다. 현재 마켓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리얼터의 조언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마켓 상황에 따라, 가격과 시기를 정했다 해도, 집을 마켓에 내놓기 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일단 집을 바이어들한테 소개하기 전에 준비를 해야 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청소는 기본이고, 너무 낡았다면 업그레이드를 해야 할 수도 있고, 나의 특이한 개인 취향이 반영된 인테리어라면 벽 색깔을 다른 색으로 페인트 하거나, 불필요한 장신구를 떼어 낼 수도 있습니다. 가구 배치를 다시 해서 집을 넓고 유용한 공간 활용이 보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것이 더 많은 바이어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이미 빈 집이라면, 스테이징을 권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아직 살고 있는 집이라면, 불필요한 물건들은 치우고, 가지고 있는 가구들과 소품들로 스테이징 효과를 낼 수도 있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인 리얼터의 조언은 중요합니다. 리얼터들은 경험으로, 지금 마켓의 바이어들이 어떤 집을 선호하는지 압니다. 리얼터는, 페인트 색을 골라주고, 가구 배치나, 청소 상태 등 집을 내놓기 위한 준비를 도와줍니다.

집 준비가 끝났다면,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내가 찍어 리얼터한테 보내 줄 수도 있고, 리얼터가 직접 찍거나, 리얼터가 본인과 일하는 포토그래퍼를 데려와 전문가 손길을 거친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집 준비가 끝나고 사진을 올리고 마켓에 리스팅도 했다면, 오픈 하우스도 합니다. 집을 공개하고 마케팅해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집을 방문하고,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보고 하는 날 입니다. 

이 단계에서 리얼터의 역할은, 바어들이 살고 싶어 하는 집임을 어필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집을 이런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해서, 그 안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것을 꿈꾸게 하는 것입니다.


2. 오퍼(Offer) 받기

마켓에 집을 소개하고, 바이어들의 방문이 이어집니다. 그 중 관심 있는 바이어들이 오퍼를 줍니다. 물론, 모두가 좋은 오퍼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오퍼는 받고 기분이 안좋습니다. 가격을 후려쳤다는 느낌에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좋은 오퍼를 고를 때는, 가격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 오퍼를 준 바이어와 클로징까지 가서 계약이 성사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바이어가 정말 자신이 제시한 다운페이먼트와 대출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어떤 바이어는, 집값의 5% 정도만 다운페이먼트를 하겠다고 합니다. 그마저도 친척이 선물로 준다고 했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다 대출이랍니다. 이런 경우, 계약까지 무난하게 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친척이 마음이 바뀔 수도 있고(본인 집을 사는 것이 아니니), 집값의 95% 대출이 안나올 수도 있습니다. 계약 조건에, 대출이 안되면 바이어는 집을 포기해도 어니스트 머니(earnest money)를 돌려받는다는 컨틴젼시(contingency)도 있어 시간만 낭비할 것 같아 불안합니다. 집은 팔리지 않는 상태로 마켓에 오래 있을수록 가격이 내려갈 수밖에 없기에, 확실하게 클로징까지 갈 수 있는 오퍼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오퍼인지를 판단할 때 고려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컨틴젼시(contingency) 입니다. 오퍼를 주면서 바이어가 제시하는 조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조건들이 성립되지 않으면 바이어는 불이익 없이 집을 포기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바이어가 집을 포기해도 어니스트 머니(earnest money)도 돌려받고 다른 불이익이 없다는 컨틴젼시에는 크게 5가지가 있습니다. 집의 가치 감정이 낮게 나오거나, 대출이 안되거나, 집 타이틀에 문제가 있거나, 홈 인스펙션에서 큰 문제가 발견됐거나, 바이어 본인이 살고 있는 집이 정해진 기간안에 안팔릴 경우 입니다. 바이어가 준 오퍼에 어떤 컨틴젼시가 들어있는지 살펴보고 바이어의 상황을 파악해서 리스크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 다섯가지 컨틴젼시 중 전적으로 바이어한테 달려있는 것은, 대출과 본인의 집이 팔릴지 안팔릴지입니다. 이 리스크를 판단할 때, 리얼터가 주는 정보와 조언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부드러운 인간관계로 많은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리얼터는, 바이어의 직업, 재정 상태, 얼만큼 간절한지(간혹, 와이프는 집을 마음에 들어하는데 남편은 그냥 그렇다더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등등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바이어의 현재 집이 잘 팔릴지도 마켓 상황을 파악해서 알아봐줍니다.

리스크를 고려해서 좋은 오퍼라는 판단이 들어 오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면, 그 다음은 클로징까지 계약성사를 이루는 것입니다. 나의 리얼터가 판매자인 나 뿐만 아니라, 상대편인 바이어의 상황까지 꼼꼼하게 계속 체크하면서 마지막 계약까지 신경써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액 현금으로 사겠다는 바이어라면 대출 승인이 안되어 계약이 실패되는 경우는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만, 대출이 필요한 바이어라면 계속 신경이 쓰입니다. 

한 예를 들면, 좋은 가격으로 오퍼를 준 바이어가 있었습니다. 집을 처음 산다는 바이어였는데 대출에도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아무 문제 없이 인스펙션도 하고 수리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클로징 전날 계약을 할 수 없게 됐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집을 처음 사 보는 바이어가 비싼 가구들을 쇼핑을 해 버렸답니다. 그리고 은행에서는 대출을 거부했습니다. 현직 경찰이라는 리얼터와 바이어가 다퉜는지 다시 해보려는 노력조차 안합니다. 그렇게 시간을 낭비하고, 집이 마켓에 다시 나오게 됩니다.

바이어는, 내 리얼터의 클라이언트가 아니라 내 리얼터가 뭘 얼만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리얼터들 중에 계약 성사까지 계속 상황을 체크하고 상대에게 중요한 것들을 일깨워 주면서 마지막 까지 신경써주는 책임감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3. 인스펙션(Inspection) 후 협상

바이어가 인스펙션을 한 후 수리해 줬으면 하는 리스트를 보내옵니다. 사소해서 내가 직접 고칠 수 있는 것들도 있고 (예: 뒷뜰에 가지 치기), 전문가가 해야 하지만 그 수리 과정을 거치기가 귀찮거나 하면 얼마정도의 수리 비용으로 집 가격에서 제해 주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집의 가구나 가전제품을 두고 가겠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내가 이사 갈 집에 어울릴 것 같지 않고, 이 집에 더 어울리는 가구라면 가격 협상때 제시해 볼 수도 있습니다. (예: 뒷 뜰 파티오 가구, 냉장고, 세탁기)

이 단계에서도 협상이 필요하기에 리얼터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이러이러한 사소한 것 까지 수리를 요구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상대를 설득하는 능력이 있는 리얼터들도 있고, 처음부터,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한 인스펙션 후의 가격 협상은 더이상 없다고 못을 박고 시작하는 리얼터들도 있습니다. 물론, 그마저도 상대가 받아들일 만큼 설득력있는 리얼터라야 하겠습니다.


4. 클로징(Closing)

마지막 계약에 서명하는 날 입니다. 집을 다시 한번 보고 온 바이어에게 어떤 요구사항이나 질문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별 문제가 없다면,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돈을 받고, 집 열쇠를 내어 줍니다. 사소하게 정리할 것들이 있다면 (예: 차고문 리모트 컨츄롤 고쳐주기로 했는데 아직 안 고쳤다던가) 그것도 리얼터가 조정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