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 구매 스텝 바이 스텝: 종합 가이드

집들

오늘은, 미국에서 주택을 구입하는 과정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집값은, 매달 고정으로 나가는 가계 지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집 구입에는 신중해야 하겠지요. 집을 구매하는 과정을 간략하게 보자면, 대출을 준비하고, 원하는 집을 리얼터와 함께 찾고, 오퍼를 넣고, 협상을 한 후, 인스펙션을 거치고, 집 계약을 마치게 됩니다. 

그럼, 거주하는 주의 집값 조사가 끝나 집 예산이 정해졌고, 모기지(mortgage) 를 낼 수 있는 안정된 직장과, 필요한 다운 페이먼트(down payment)가 준비되었다는 가정 하에 그 다음 단계부터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1. 대출 사전 승인 받기


요즈음은 많은 리얼터(realtor / 부동산 중개인)들이, 주택 구매자에게 집을 보여주기 전에, 은행과 같은 대출 업체로 부터 대출 사전승인서를 받아오기를 요구합니다. 대출 사전승인서에는, 은행이 주택 구입자에게 집을 사기 위한 대출로 얼마까지 해줄 수 있는지가 나와있습니다. 리얼터 입장에서는, 주택 구입자에게 집을 알아봐주고 보여주는 것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신의 고객이 정말 집을 구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먼저 보고 싶은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그 대출 사전승인서에 나와있는 금액에 맞추어 집을 찾아봐 줘야 하기때문에 이러한 요구가 합리적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2. 리얼터 (realtor / 부동산 중개인) 찾기


대출 사전 승인을 통해 본인의 주택 구매 예산이 정해졌다면, 이제 주택 구입을 도와줄 리얼터를 찾아야 합니다. 미국에서 주택 구입자는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리얼터와 함께 집을 알아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미국에서 부동산 중개 수수료는, 일반적으로 집을 파는 사람이 양쪽 리얼터에게 다 지불합니다.

나와 잘 맞는 리얼터를 찾기 위해서는, 집을 사는 과정에서 리얼터가 어떤 역할을 해 주는지 알아야 합니다. 리얼터는, 내가 원하는 집을 가격등을 고려하여 찾아봐 주고, 그 집을 직접 보여줍니다. 내가 그 집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있으면 (왜 집을 파는지, 동네는 안전한지, 이웃은 어떤지 등) 알아봐 주고, 집이 마음에 들어 사기로 결정을 하면 내가 제시하는 가격에 오퍼(offer) 를 셀러(seller) 에게 제시해 줍니다. 그리고, 협상도 나를 대신하여 해줍니다. 마지막에 집 계약을 할 때까지 내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해 줍니다.

이런 리얼터의 역할을 고려했을 때, 내가 집을 사고자 하는 지역에 대해 잘 알고, 경험이 많아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리얼터이면 좋겠습니다. 나를 대신해서 셀러의 리얼터와 협상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유지하면서 많은 정보를 얻어 올 수 있고, 내가 제시하는 가격이 합리적임을 상대에게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면 또 좋을 것 같습니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모든 리얼터들이 고객을 위해 진심으로 일하지는 않습니다. 전화 연락이 잘 안되는 사람도 있고, 내 편이 아니라 상대편이라는 느낌이 들게 하는 리얼터도 있습니다. 본인이 가져갈 커미션을 올리기 위해, 고객 만족과는 상관없이 비싼 집을 사도록 유도하는 리얼터도 있습니다.

그럼 리얼터는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가까운 지인에게 소개 받는 것이 보통 제일 좋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미 그 리얼터와 함께 집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사람의 소개는 믿을 수 있겠지요. 어떤 경우는, 오픈 하우스(open house)에 가서, 집을 소개해 주고 있는 리얼터가 믿음이 가서 도움을 받기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혹, 오픈 하우스에 셀러의 리얼터가 아닌 구매자를 찾기 위해 나와있는 리얼터도 있습니다. 아니면, 인터넷의 후기등을 보고 찾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3. 원하는 집을 찾기


리얼터를 결정했으면 원하는 집을 찾기 시작합니다. 리얼터는, 내가 원하는 집이 어떤 집인지 자세히 물어봅니다. 어떤 것들이 중요한지 (남향, 빛이 잘 들어오고, 집 크기, 방 갯수, 학군 등)를 듣고 가격과 동네에 맞추어 찾아보고 알맞은 집이 발견되면 연락을 합니다. 내가 직접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다면 그 집을 보고 싶다고 리얼터에게 얘기해도 됩니다.

4. 오퍼(offer) 넣기


원하는 집을 찾았으면 셀러에게 오퍼를 넣습니다. 오퍼 가격을 정할 때 리얼터와도 상의를 하게 됩니다. 오퍼는 리얼터가 서류로 준비해서 셀러 리얼터에게 보내게 됩니다. 오퍼에는, 내가 내고 싶은 집 가격 외에도, 얼마를 현금으로 내고 얼마를 대출로 하는지도 적습니다. 또한, earnest money 라고 해서 집 가격의 1-2% 정도의 예치금을 넣어야 하는데, 이 예치금은 나중에 집 계약이 성사가 되면 계약 마감 비용(closing cost)이나 다운 페이먼트로 들어갑니다. 만일, 집을 구매하겠다고 동의를 한 후에 취소를 하면, 이 예치금은 잃게 됩니다.

오퍼를 넣고 나면 협상이 시작됩니다. 셀러가 오퍼 그대로 받아 들일 수도 있고, 아예 거절을 할 수도 있고 (셀러가 제시한 가격보다 너무 낮은 경우겠지요), 카운터 오퍼(counteroffer) 로 가격을 조정하거나 다른 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5. 홈 인스펙션 (home inspection)


셀러가 오퍼를 받아 들였으면, 그 다음 단계인 홈 인스펙션으로 넘어갑니다. 인스펙션을 해 주는 사람(inspector)을 고용해서 집을 꼼꼼히 검사하면서, 생각지 못한 큰 문제들이 있는지, 집의 상태가 어떤지를 찾아보는 단계입니다. 보통 반나절 정도 셀러가 집을 내어주고, 인스펙터와 함께 집을 방문해서 검사를 합니다. 지붕, 전기, 수도 다 괜찮은지, 어디 물 세는 곳은 없는지, 터마이트 흔적은 없는지, 파운데이션은 문제가 없어보이는지 등을 검사합니다. 

인스펙션이 끝나면 결과지를 받아 보는데, 결과지에 나와있는 문제들을 하나 하나 점검하면서, 셀러에게 고쳐달라고 요구를 할 것인지, 그냥 넘어갈 것인지, 고치는 가격을 집 구매 가격에서 빼 달라고 할 것인지 결정합니다. 만일 파운데이션 같은 큰 문제 (고치는 비용이 많이 비싼)가 발견됐을 때는 집을 포기하는 싶은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처음에 집 오퍼를 넣을때 그 조항을 포함시키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파운데이션 문제가 있는 경우 earnest money 를 돌려받고 오퍼를 취소한다는 조항입니다. 

Termination Option 조항을 오퍼에 넣을 수도 있습니다. $500 미만의 금액(option fee)을 지불하는 댓가로, 며칠의 기간(option period)을 사는 것입니다. 그 기간 안에 오퍼를 취소해도 예치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오퍼를 취소하지 않고 집을 구매하게 되면 option fee 는 돌려받습니다.




6. 주택 감정과 대출


주택 감정(home appraisal)은 은행에서 대출을 하기 위해 요구를 합니다. 구매하는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실제 집 가치보다 더 많은 대출을 해 주고 싶지는 않겠지요. 

만일, 집 감정가가 너무 낮게 나와 원하는 만큼 대출이 안될경우, 셀러에게 집 가격을 깎아 달라고 제안해 볼 수도 있습니다. 감정가가 낮아도 집을 사고 싶다면, 내 현금을 더 사용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게 불가능해서, 집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이 경우를 대비해서, 애초에 오퍼를 쓸때 그 부분을 커버하는 조항을 넣기도 합니다. 

7. 클로징 (Closing)


이쯤 되면, 은행으로 부터 융자 승인도 받고, Closing Disclosure 라고 하는 서류도 받게 됩니다. 여기에는 클로징 데이에 내야 할 금액들이 나열되어 있고, 융자에 대한 서류도 있습니다. Closing Disclosure 는 클로징 하기 3일 전에 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때 쯤, 타이틀 회사 (title company) 에서는 집의 title search 를 해서 법적으로 소유권을 이전 하는 것에 문제가 없는지를 검토를 합니다. 타이틀 회사는 보통 집 구매자 쪽에서 정하는데 (주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리얼터가 소개하는 곳을 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집 타이틀에 문제가 있을 것을 대비해서 사는 것이 title insurance 입니다. 이런 비용들은 closing cost(계약 마감 비용)에 다 포함됩니다.

보통 매매를 마무리 하는 클로징 날, 타이틀 회사로 마지막 서명을 하러 가기 전에, 집을 한번 더 방문해서 점검을 하게 됩니다. 이때는 셀러가 이사를 나간 후이니 그동안 가구에 가려져서 못 보던 것들도 보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점검이 끝났다면, 타이틀 회사로 가서 클로징을 합니다. 주택 구매자는 융자 서류에 서명을 하고(그래야 은행에서 셀러에게 돈을 건네주겠지요), 다운 페이먼트를 내고, 클로징 비용을 냅니다. 집 열쇠를 받고 집 구매가 끝납니다.